아름이랑
아침 산책을 나선다.
길 모퉁이에서
검은 연기가
피어오른다.
사람들은
본 척 만 척
힐끗, 힐끗
지나간다.

쓰레기들이 모여 있는 곳.
폐휴지에 불이 붙어 있고
그 옆에
남색 차 한 대가 서있다.
어쩌지,
아름이를 묶어두고
손으로 불 붙은 종이를 끌어내
발로 꾹꾹 밟아
불을 끈다.
그때
말없이 다가와
함께 발을 구르는 사람이 있다.
청소년인지
청년인지
잘 모르겠다.
둘이서
아무 말 없이
바쁘게 발만 움직인다.
불은 꺼졌고
그냥
'고맙습니다.'는 말이
자동으로 튀어나온다.
그제야
내 발을 내려다본다.

아차.
내가 좋아하는
털이 복실한 고무신.
조금만 늦었으면
내가 애정하는 이 고무신은
저 세상으로
갈 뻔했다.
저 차주인
블랙박스 앞에서
알짱거려야겠다.
내가
당신 차를
구했다며. ㅎ
by 조금 유쾌한 상점

| 블로그 일상 기록ㅣ그런 날 (화분 위 버섯 둘) (90) | 2026.01.08 |
|---|---|
| 블로그 일상 기록ㅣ얼어죽을 검정 눈사람 (83) | 2026.01.07 |
| 블로그 일상기록ㅣ김중배의 다이아몬드와 바짓가랭이 (91) | 2026.01.05 |
| 블로그 일상 기록ㅣ백수 가족의 속사정 (125) | 2026.01.02 |
| 블로그 일상기록ㅣ히이이이잉-🐎💨 소리 한번 내지르고 새해 시작! (104) | 2026.01.01 |